잘 나가는 변호사 교통사고로 애 둘 딸린 아줌마로 영혼 체인지
우연히 채널을 돌리다 멈춰서고 본 영화 '미쓰와이프'를 오늘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똑똑한 변호사 연우(엄정화)는 어느날 교통사고로 죽을 뻔한 위기에 처합니다. 그때 나타난 저승사자가 한달간 다른 사람 몸으로 살면 다시 살려주겠다고 하고, 연우는 이를 허락합니다. 눈을 떠보니 연우가 한달간 살아야 할 몸은 애가 둘 딸린 아줌마였습니다. '오 마이 갓'. 연우는 빠글빠글한 파마머리에 촌스러운 옷차림에 두번 놀라고, 심지어 미혼인데 하필 살아도 애 둘 딸린 아줌마라니 참으로 마음이 처참합니다.
애 엄마로 살아가는 연우의 삶을 참으로 고단합니다. 하지만 원래 변호사였던터라 말빨이 장난아닌데요. 불의가 생기면 특유의 논리로 척척 요목조목 반박하여, 사람들을 놀래키곤 합니다. 아파트 부녀회장이 힘없는 약자를 괴롭힐 때 멋지게 등장하여, 논리로 말하는 모습은 정말 멋있게 느껴졌습니다. .
영화 미쓰와이프에서 가장 큰 사건은 아무래도 연우의 딸이 성폭행을 당할 뻔한 일입니다. 가난하고 평범한 연우의 딸. 그리고 성폭력 가해 상대는 부잣집 아들. 대면하는 자리에서 가해자는 반성의 태도는 커녕, 뻔뻔한 태도를 보입니다. 부잣집과 같이 대동한 변호사는 오히려 조용히 넘어가지 않으면 연우의 딸이 피해를 더 볼 것이라 말합니다.
이에 분노한 연우는 잠깐 화장실로 나와 반성의 눈물을 쏟습니다. 예전에 변호사로 활동하던 시절, 부잣집 성폭력 가해자 아들을 변호한 적이 있었는데, 지금 자신이 들었던 말이 예전에 자신이 했던 말이었기 때문입니다. “내가 도대체 무슨 짓을 하고 다닌거야!!”
영혼이 뒤바뀌고 나서야 보이는 것들
역지사지. 입장이 바뀌었을 때 사람은 비로소 절실히 깨닫게 되는 것 같습니다. 매일 애정없이 애들을 대했지만, 갑자기 모성애가 생긴 걸까요. 진짜 엄마의 마음으로 연우는 최선을 다해 그녀의 딸을 변호합니다. 어떤 권력의 힘을 빌리지 않고, 말빨로 가해자 변호사에게 말이죠.
매일 같이 투정부리던 꼬맹이 아들도 이제 사랑스러워보이고, 걱정이 되는 대상이 됐습니다. 그리고 잘생긴 남편 성환(송승헌)도 애정의 대상이 됩니다. 잘생기고 훈훈해, 영혼이 체인지됐어도 눈이 갔을 법하다 생각했습니다.
미혼인 그녀가 연우의 몸으로 살아가는 것은 가족의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구질구질한 일상들이 따스하게 보이는 것은 같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치가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언제나 강자일 것이라 생각하지 마라
저는 이 영화를 보며 유독 강자와 약자 대립의 구조가 자주 등장하는 것을 느꼈습니다. 변호사와 일반인이라는 설정 자체부터 엘리트 특권계층과 잘 알지 못하는 일반인을 구도로 내세운 것이니까요. 항상 탄탄대로를 달릴 것 같은 변호사인데 영혼이 바뀌며 애가 둘 딸린 아줌마로 되었을 때 영화는 많은 교훈을 가르쳐 줍니다.
저는 한편으론 통쾌했습니다. 그리고 현실에서도 안하무인으로 친인척 본인위주로 돌아가는 고위계층들에게도 가장 하층민과 영혼이 바뀌는 일들이 일어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영화에서라도 이뤄졌으니 대리만족은 한 셈이죠.
영화가 가르쳐주는 교훈은 단순합니다. 언제나 강자일 것이라 생각하지 말 것.
흔히들 사람일은 어떻게 될 지 모른다고 합니다. 이는 그만큼 살아가는데 다양한 변수들이 있고, 올라갈 때가 있으면 내려갈 때가 있듯이 사람의 흥망성쇠도 사계절처럼 순환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너무 좌절할 필요도 없고, 기뻐할 필요도 없습니다.
가장 꼭대기층에 있던 연우가 경험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평범한 시민의 삶을 겪었을 때 그때서야 그들의 삶을 이해하고 맞섭니다. 경험만큼 좋은 교훈을 가져다주는 것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순간입니다. 매일이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다양한 상황들을 마주하는 오늘날 사회에서, 높을 위치에 있을 때 낮은 자의 입장을 무시하지 않는 겸손한 태도를 가져야 하겠습니다. 또 높은 자리에 있을 때는 나중에 내가 갈지도 모르는 자리를 위해서라도 모두가 잘 사는 사회를 만들 수 있도록 해야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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