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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이야기

영화 '봄날은 간다' 사랑은 원래 내 맘대로 안된다

by blackim 2022. 7. 22.

봄날은간다-이영애-유지태

라면 먹고 갈래? 유행어를 남긴 영화 

자우림의 김윤아씨가 부른 봄날은 간다 OST를 참 좋아합니다. 중학교 때 처음 듣고 아련한 그 분위기가 좋아서 봄이 올 때쯤이면 꼭 찾아드는 곡입니다. 여름비가 내리는 요즘, 문득 봄날은 간다OST가 떠오르더라고요. 영화 OST 덕에 알게된 영화 봄날은 간다는 이영애, 유지태 주연의 영화로 둘의 서정적인 러브 감정을 잘 담아낸 영화입니다. 상우(유지태 역)와 은수(이영애 역)이 만나 사랑 하고 헤어지는 이야기를 담담하게 그려냅니다.

영화에 스펙타클한 감정이 드러나는 건 아닌데, 어느 연인처럼 만나기 전의 설렘, 만나서 즐거운 시간들, 이별의 순간들이 고스란히 잘 그려져 있습니다. 라면 먹고 갈래? 라는 말이 한 때 유행했는데 알고보니 여기서 등장한 말이더라고요. 

봄날은 간다 영화 한장면 장면이 그림 같습니다. 우선 그들이 맡은 배역이 그러합니다. 극중 은수는 방송국 라디오 PD로 나오는데 자연의 소리를 채집해 틀어주는 프로그램을 준비합니다. 영화 스틸 컷을 보면 둘이 헤드셋을 끼고 대나무 숲에 있는 장면들이 나오는데 그들이 맡은 역할을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사랑도 그렇게 시작됩니다. 자연의 소리를 채집하러 떠난 여행에서 둘은 빠르게 친해지며,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급속도로 사랑에 빠지다 보니 상우는 은수에게 결혼 생각을 내비치지만, 은수는 남편과 헤어진 경험이 있어 결혼이 부담스럽습니다. 영화 제목이 암시하는 것처럼 봄날은 간다는 이 둘의 사이를 은연중 암시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둘의 사이가 나빠지는 것도 여름이 되면서부터인데, 좋은 날은 간다는 뜻을 영화 제목이 은연중 나타내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별을 받아들이는 자세 

영화 봄날은 간다를 보면서, 이별을 대하는 남녀의 자세가 뒤바뀐 것 아닌가 했습니다. 보통 여자들이 잘 못 잊는데 상우는 은수를 정말 못 잊습니다. 대대로 내려오는 영화의 명대사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는 참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줍니다. 

언제나 함께할 것 같았던 사랑은 끝나면 정말 아무 것도 아닌 것이 됩니다. 한때 가장 사랑했었던 사람이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될 때 심정은 사랑과 이별을 경험해본 사람이라면 잘 아실 겁니다. 뭐든 할 수 있게 만들었던 원동력이, 이토록 힘이 없고 유약한 것임을 깨닫는 순간은 누구라도 받아들이기 힘들 것입니다. 어렸던 상우는 덧없는 사랑의 감정 앞에서 이별을 받아들이는 자세를 배워갑니다. 

덤덤한 듯 하면서 서울과 강릉을 오가는 상우를 보며 그 심정이 이해가기도 하고, 집착의 감정은 어떻게 해야 내려놓을 수 있을까 생각이 들더라고요. 실컷 울거나, 밥을 굶기도 하고, 화가 나다가 다시 슬퍼지고. 예전에 이별 경험을 떠올렸을 때 이런 일련의 과정이 그리고 계속 흐르는 시간들이 지금의 저를 만들어줬습니다. 어쨌든 시간은 계속 흐르고 항상 과거에만 얽매여 있을 수는 없으니까요. 

다시 만나자는 은우를 거절하는 상우 

어쨌든 시간은 흐르고, 사람이 참 야속한게 시간이 흘러 은수가 다시 상우를 찾아갑니다. 만나자고 말하지만 상우는 이미 마음을 접은 상태였고, 은수와 그렇게 정말로 마지막 인사를 나눕니다. 상우가 은수와 헤어질 때 상우는 사랑하는 할머니와 또한번 작별 인사를 나눕니다. 치매에 걸린 할머니로, 이별로 힘들어하고 있는 상우에게 진심어린 말을 건네고 죽음을 맞이합니다. 

예전에 읽은 책에서 사람이 가장 견디기 힘든 고통이 상실이라는데, 상우는 순식간에 가장 사랑하는 연인과 할머니를 잃은 사람이 되었습니다. 이때 그가 느낀 고통은 어땠을지 가늠이 가지 않습니다. 영화에서 상우는 사랑에 진심이고, 순수한 사람입니다. 그렇게 다시 만나자할 때 매몰차더니 나중에서야 상우를 찾는 은수가 얄밉기는 했습니다. 그와중에 은수 역을 맡은 이영애 씨가 너무 예뻐 자연스레 주변 배경을 아련하게 만드는 효과를 가져오더라고요. 

있을 때 소중함을 모르고, 나중에 빈자리의 소중함을 느낀다는 건 안된 일이긴 하지만 사랑이란 감정이 유약한 만큼, 사람의 감정 자체가 이렇게 쉽게 바뀐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보여준 영화였습니다. 영상미가 워낙 뛰어나 10년이 지나도 영화 속에서 흘러나오는 OST와 음미하기 좋은 내용입니다. 오늘 밤에는 김윤아 씨가 부른 봄날은 간다 OST를 들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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