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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이야기

호랑이 해를 맞아 추천하는 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

by blackim 2022. 5. 8.

라이프 오브 파이 영화 속 주인공 파이와 호랑이가 단둘이 남게 된 모습

폭풍우 만난 배에서 파이와 호랑이의 표류기

라이프 오브 파이는 글자 그대로 파이의 인생을 담은 이야기입니다. 얀 마텔의 소설 파이 이야기를 영화한 작품입니다. 이 영화를 처음 보게 된 건 4년 전쯤이었습니다. 삶에 대한 고민이 가득할 때 어느날 친구가 이 영화를 꼭 너가 봤으면 좋겠다고 하더군요.
영화의 주된 내용은 인도에서 동물원을 운영하던 파이의 가족이 이민 도중 폭풍우를 만나며 겪는 에피소드들입니다. 배에 얼룩말, 호랑이, 오랑우탄 등 다양한 동물을 싣고 떠나는데 폭풍우를 만나며 결국 파이와 호랑이 단 둘이 살아 남게 됩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긴장의 연속이었습니다. 혼자 살아남아 있기도 진이 빠지는데 먹을 것도 다 떨어져가고 힘든 상황에서 말이 안 통하는 무서운 맹수와 단둘이 보내게 되는 상황이 들이닥쳤기 때문입니다. 어디가 끝인지 모르는 긴장감 넘치는 표류기에 파이는 어떻게 해쳐나갈까요.

'에매랄드 바다빛', '신비의 섬' ... 영화 속 화려한 영상미가 포인트

라이프 오브 파이 영화의 묘미는 파이가 바다를 표류하며 만나는 풍경들이 굉장히 영상미 넘친다는 점입니다. 바다를 배경으로 해서인지, 밋밋한 화면이 지속되긴 하지만 중간에 섬에 표류하며 만나는 풍경들은 하나같이 장관을 이룹니다. 광활한 하늘과 바다, 밤이 되면 수놓은 별빛들은 별다른 대사 없이 넋을 놓고 바라보게 되는 풍경을 연출합니다.
특히, 신비의 섬에 다달았을 때가 생각납니다. 초록빛 바닷물과 식물들. 수많은 날치 떼가 날아오르는 장면, 저런 곳을 여행한다면 어떤 느낌이 들까. 신비롭고 환상적인 분위기에 넋을 놓으면서도 한편으론 무섭다는 느낌도 있었습니다. 아무도 없고, 조용했으니깐요. 미지의 세계는 신비롭기도 하지만 누구도 경험해보지 않았기에 나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 몰라 두려움도 함께 동반하는 것 같습니다.
배에서 호랑이와 마주하는 상황이나 겪게 되는 풍경들이 모두 미지의 세계입니다. 처음에 무서웠던 호랑이도 자꾸 보니 어느새 친근한 존재로 다가와있습니다. 이 미지의 여행은 과연 언제 끝날까요.

호랑이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이었을까

옥신각신 주인공 파이와 호랑이는 많이 싸우긴 합니다. 살긴 살아야 하니까요. 그래서 배에 있는 내내 늘 긴장감 속에 살아요. 같이 동거동락하며 주인공 파이는 호랑이를 조련하는 방법을 배우게 됩니다. 어느순간에는 무조건 공격의 대상으로 보는게 아니라 먹을 것을 나눌줄 아는 동료로 인식하는 순간을 맞이 하게 됩니다. 그래도 호랑이는 태생이 동물인지라 인간처럼 감정을 교류할 수는 없겠지요.
영화 마지막은 배가 어느 섬에 닿았는데 그토록 힘들게 같이 왔던 호랑이가 숲으로 유유히 사라진다는 것입니다. 정말 허무하죠. 저는 이 장면에서 호랑이가 사실은 허구의 존재가 아닐까 했습니다.
호랑이의 존재는 파이에게 생존을 위협하는 극도의 스트레스지만, 실상 인간은 경쟁이나 치열함 없이 발전할 수 없고 도태되는 존재입니다. 호랑이를 조련하는 파이의 모습에게서 스트레스를 유하게 조절할 수 있는 인간의 능력을 엿보기도 합니다. 친구가 됐다 싶었는데 떠나는 호랑이를 보며, 태초부터 자연을 향하는 호랑이의 본성과 본질을 바꿀 수 없듯 인간 본연이 바꿀 수 없는 것들을 생각합니다.
허무한 듯하면서 참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영화였습니다. 영화에 나오는 동물, 파이가 경험하는 것들이 어떤 상징적 요소를 갖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나중에 그런 모험을 견딘 파이에 인터뷰를 하러 온 사람에게 두 가지 이야기를 들려준 뒤 파이가 묻습니다. “어떤 이야기를 믿고 싶으신가요”
사람은 믿고 싶은 대로 믿고 생각을 형성하기에 초반에 믿음을 형성하는 과정이 매우 중요합니다. 정답은 없고, 해석하기 나름입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자는 말도 괜히 나온 말이 아닐 것입니다. 영화를 보며 각자가 던지는 질문들이 삶의 밑거름을 만들어줄 것입니다. 영화가 출시된 지 꽤 오래됐지만 영상미부터 내용 구성까지 하나도 버릴 것이 없는 '라이프 오브 파이'였습니다. 삶이 무료해지거나, 시간 나실 때 한번쯤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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