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한 누명 쓰고 감옥생활하다
봐도봐도 명작인 영화들은 흔치 않은데 쇼생크 탈출은 손꼽을 정도로 명작에 속하는 영화입니다. 이야기는 주인공 앤디 듀 프레인이 아내와 그의 정부를 죽였다는 누명을 쓰고 쇼생크 감옥에 수감되면서 시작됩니다.
두뇌가 명석하고, 따듯한 마음을 가진 주인공 앤디는 수감생활 중 터줏대감인 레드(모건 프리먼)을 만납니다. 둘의 만남으로 이야기의 전개는 흥미진진해지기 시작합니다. 아직 감옥생활을 얼마 하지 않은 앤디에게 레드는 헛된 꿈은 빨리 깨라며 넌지시 조언을 건넵니다. 감옥 생활을 오래한 그지만 뭔가 마음만은 깨어 있는 앤디로 인해 레드도 마음을 서서히 열어갑니다.
사람들의 마음을 여는 건 쉽지 않지만, 한번 열리면 급격히 풀리는 것도 사람 마음입니다. 감옥생활이 지루한 건 사실이지만 앤디는 그 속에서 동료 죄수들에게 이전에 해보지 못했던 경험을 선사합니다.
평평하고 공허한 감옥 운동장에 동료죄수들이 모여있는데 어느날 모짜르트 음악이 흘러나옵니다. 동료죄수들과 맥주 한 잔을 마시는 모습들이 앤디가 만든 소소한 변화들입니다. 영화 쇼생크 탈출의 또다른 묘미는 1인칭 나래이션입니다. 상황들을 묘사하고, 느낀 감정들을 덤덤히 나래이션으로 풀어가는데 앤디가 가져온 변화들을 아름다운 작은새가 날아와 벽을 무너뜨린 것 같았다고 묘사합니다.
아름다운 새가 벽을 무너뜨리다
사실 간단하게 생각하면 감옥에 갇힌 사람들은 죄를 짓고 온 사람들인데 죄값을 치르는게 당연한 것입니다. 그런 죄수들이 잠깐의 자유를 누리고, 그 모습이 아름답게 그려지는 게 이상하게 보일지 모릅니다.
여기서 영화 쇼생크 탈출은 생각해볼 거리를 던집니다. 죄수들의 인권은 무시해도 되는 걸까. 쇼생크 감옥의 죄수들은 감옥 안에서도 강자, 약자가 나뉘어 밉보이면 감옥 생활이 어려워지거나, 소리소문 없이 죽어 나갑니다. 말이 감옥이지 현대의 사회생활과 많이 닮아 있다고 느껴졌습니다.
이 질문도 쉽지 않은데 감옥에 갇힌 사람들이 정말 죄를 지어 온 사람들인가란 질문도 할 수 있습니다. 영화 속 주인공 앤디가 누명을 쓰고 왔듯, 감옥에 갇힌 누군가도 죄없이 편파적인 심판으로 감옥까지 오게 된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모두 돈이 없고, 사회적 약자로 불리는 사람들입니다.
다양한 인간군상을 드러내는 쇼생크 감옥에서 앤디의 노력으로 그들의 삶에도 차츰 희망이 보이는 듯합니다. 영화의 진짜 명장면은 비로소 앤디와 레드가 탈출했을 때입니다. 감옥에서 틈틈이 각종 도구로 탈출 구멍을 만들었던 앤디는 탈출에 성공합니다.
진정한 자유란 무엇인가
출소 후 감옥생활을 오래했던 레드는 처음 가져본 자유에 어찌해야 할지를 모르고 불안해합니다.저는 이 장면이 충격적이었습니다. 신날 것 같은데 자유를 받아들이는 자세가 덤덤하고, 막막해보이기까지 했습니다. 꼭 감옥 생활이 아닌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네에게 던지는 의미심장한 장면이었습니다.
우리나라 속담에도 비슷한 말이 있습니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많이 먹는다는 말입니다. 무슨 일을 하던지 늘 했던 사람이 더 잘한다고 선행 경험이 중요하다는 뜻을 갖고 있습니다. 자유를 누려본 적이 없어 뭘 해야할지 모른다는 사실은 그래서 더욱 슬프게 다가왔습니다.
나중에 레드는 문득 앤디가 남겼던 편지의 내용을 되새겨 지후아타네호를 찾아갑니다. 쇼생크탈출을 보며, 진정한 자유란 겉으로 주어지는 자유로운 행동양식뿐 아니라 진정 자기가 삶의 주체가 되어 행동을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자기 삶의 주인공으로 산다는 것, 이것은 요즘사회에서도 매우 중요하게 논의되는 화두입니다. 때문에 많은 직장인들이 얽매여 있는 삶보다 돈을 적게 벌더라도 자신이 주체적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을 선택하려는 것일 겁니다.
아마 몇 년이 더 흘러도 여전히 불공평한 사회는 지속될 것입니다. 처음에 불편하다가도 시간이지나면 익숙해지겠지요. 이 익숙함이 가장 경계해야할 부분인 것 같습니다. 자유는 이 익숙함을 깰 때 나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20여년 전 영화임에도 진정한 자유라는 화두가 던지는 질문은 꽤 묵직하게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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